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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세계여행 준비 - 배낭 싸기] 세계여행 4개월 차가 쓰는 잘 챙긴 물건 vs 짐이 된 물건 Top 3

by 응나 2024. 3. 26.

한국을 떠나 세계여행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이거늘, 떠나오기 전에는 무슨 걱정이 그리도 많아 빼먹은 게 없나 체크하고 또 체크하며 배낭을 꽉꽉 채워 왔을까요? 세계여행을 향한 설렘과 걱정만큼 담아 온 배낭이지만 여행을 하다 보니 잘 챙겨 왔다 싶으면서도 괜히 챙겨 왔나, 아 이건 좀 챙겨 올걸 하는 물건들이 있었어요. 
3개월 간 9개국 21개 도시를 여행한 부부 세계여행자가 알려드립니다! 세계여행 준비물!
 

우리 부부 배낭 스펙 및 준비물

  • 남편 : 도이터 deuter Aircontact Core 60+10
  • 아내 : 오스프리  Osprey Kyte 48
  • 배낭 속 준비물 : 기본 옷가지, 경량패딩, 바람막이, keen 트레일화, 슬리퍼, 미니 드라이기, 미니 고데기, 여행용 샤워기 필터, 브리타 텀블러(텀블러용 필터), 3단 우산, 선글라스, 다이소 빨랫줄, 스포츠타월, 버킷햇, 비닐파우치, 모기기피제, 수저세트, 라면스프, 튜브형 장 세트, 가위, 문구용 칼, 빗, 종이세탁세제 등등


 

(1) 잘 챙긴 물건 Top 3

1. 여행용 샤워기 필터 : 어느 배낭여행자가 여행용 샤워기를 챙길까, 유난스럽다 생각하면서도 나는 챙겼다. 단기 여행 때부터 환경이 바뀌면 손등에 올라오던 아토피 때문에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이다 싶어 여분의 샤워기 필터까지 넉넉히 챙겨 왔는데, 이게 웬걸? 너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숙소에서 단수가 됐다가 물이 다시 나오면서 흙탕물이 나오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 샤워기 필터가 큰 도움이 되었다. 태국 방콕 호텔의 수질도 생각보다 좋지 않아 샤워기 필터가 하루 만에 더러워지기도 했었다. 의외로 대도시나 호텔의 수질이 안 좋은 경우가 종종 있었던 터라 샤워기 필터도 같이 챙기면 좋을 것 같다. 배낭여행이라고 가난하고 불편함 감수하며 여행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자!
 

쿠알라룸푸르 녹물 대란

2. 다이소 빨랫줄 : 간단한 속옷이나 양말 빨래는 그때그때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빨랫줄을 사 왔다. 그냥 빨랫줄이 아닌 옷걸이를 걸 수 있도록 구멍이 송송 뚫려 있고, 양 쪽으로 쇠고리가 달려있어 튼튼하게 걸 수 있는 노끈 형태의 빨랫줄. '최대 길이 2m' 라며 늘어나는 재질의 빨랫줄은 최대 길이만큼 늘리면 양 쪽의 플라스틱 고리가 뜯어질 듯이 불안하게 팽팽해지는 걸 알기에 패스. 어디에든 튼튼하고 팽팽하게 걸 수 있고, 옷걸이가 있는 호텔에 가면 옷걸이까지 같이 걸어 둘 수 있어서 아주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아직까진 휴대용 옷걸이나 빨래집게 없이 아주 잘 사용 중!
 
3. 쇠숟가락, 젓가락 : 라면 러버인 우리 부부는 젓가락 생활권이 아닌 곳에서 사용하기 위해 쇠숟가락, 젓가락을 챙겨 왔다. 일회용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 환경 보호도 되고, 어디서든 도구가 없어 굶을 걱정은 없다는 게 최대 장점. 호텔에서도 유용하지만 은근히 에어비앤비 등 고용 식기가 찝찝한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다. 집에 있던 아주 튼튼한 놈들로다가 챙겨 왔는데 콜라병따개까지 숟가락으로 잘 따고 있어서 일석삼조 정도?

(2) 괜히 가져온 물건 Top 3

1. 튜브형 쌈장 고추장 된장 세트 :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을 사랑하고 현지식 패치 바로 되는 남편과 달리, 나는 지독한 한식 파다. 대학 시절 잦은 장기 여행에도 빵이 물려서 힘들었던 기억에 튜브형 쌈장, 고추장, 된장 세트를 구매했다. 햇반에 고추장만 올려먹어도 맛있을 거란 기대를 하면서. 그러나 나는 현지식이 질리면 한식을 사 먹는 어른이 되었다. 태국 치앙마이에 한 달간 머물렀을 때도 초반의 포부와 달리 요리를 잘 안 해 먹게 되더라는. 
 
2. 상비약 : 세계여행을 떠나오며 가장 걱정스러웠던 건 당연히 건강이었다. 잔병치레가 많지 않은 스타일임에도 계속되는 환경변화와 체력 소진으로 어디가 어떻게 아플지 모른다는 걱정이 컸다. 게다가 타지에서 아프면 얼마나 서러운가. 종로 3가 약국거리까지 가서 타이레놀, 소화제, 피부 연고 등을 잔뜩 사 왔고 큰 파우치에 약을 가득 담아 떠나왔다. 다행히 여행 4개월 차인 지금까지 몸살기운조차 없었던 우리라서 가져온 상비약은 가져온 그대로 배낭 속에 있다. 그리고 네팔이나 필리핀처럼 물갈이 우려가 있는 나라에서는 현지 약국에서 파는 배탈약이 더 잘 맞는다고 해서 우리가 가져온 배탈약은 먹지도 않았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꼭 기억하자!
 
3. 브리타 텀블러 : 세계여행을 하면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글 탐험을 하러 떠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어떤 여행을 상상했던 걸까...? 브리타 필터로 정수가 되는 텀블러를 아마존 직구까지 해가며 준비해 왔는데 여행 4개월 차인 지금 이 텀블러는 그냥 일반 텀블러로 사용되고 있다. 챙겨 온 6개의 텀블러용 필터는 다행히 작은 부피 덕분에 아직 배낭 속에 있다. 네팔에서 마르디 히말 트레킹을 하며 고산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어려워 딱 한번 사용한 적이 있긴 하다. 그마저도 미리 롯지 주인에게 물을 달라고 말했으면 되었는데 놓치는 바람에 사용하게 된 터라 짐을 챙기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가져오지 않았을 것 같다. 
 

(3) 여행 중 구매한 물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여행하고 있어서 아직까지 한국에서 꼭 가져올걸! 싶었던 물건을 없어요. 하지만 여행하며 추가로 구매하게 된 물건들이 한국에서 챙겨 왔다면 좋았을 물건들 아닐까 싶어서 한번 적어볼게요. 
 
USB 허브 포트를 추가로 구매했어요. 멀티탭을 챙길까 말까 하다가 부피가 커서 챙기지 않았는데 USB 포트가 있는 걸 여행하다가 알게 되었어요. USB 타입과 C 타입을 5개 한 번에 꽂을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Keen 샌들도 샀어요. 이건 순전히 쇼핑 아니야? 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keen 재스퍼를 세계여행 메인 신발로 구매해 왔는데 너무 잘 신었어요. 히말 트레킹에도 문제없이 편하고, 어느 정도의 방수가 되면서도 일상 신발로 신기에 디자인도 예뻤어요. 세계여행을 떠나오던 시점이 한국의 겨울이라 keen 샌들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태국에서 마침 다양한 디자인의 keen 샌들이 할인 중이라 얼른 샀습니다. 동남아권은 이제 지났지만 앞으로의 여행 루트에 계속 여름이 있을 예정이라 저희에겐 발 편하고 예쁜 keen 샌들이 필요했어요.
 
동남아 쿠팡이라는 lazada에서 미니 전기포트를 구매했어요. 여행 나오면 라면 만한 게 없는데 무슨 음식을 해 먹겠다며 튜브형 장 set를 챙겨 왔을까요? 컵라면보다 봉지라면이 종류도 다양하고 싸고, 가끔 끓라(끓인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을 수가 없는데! 여행하며 쓰다 버리자는 마음으로 저렴한 제품 구매했는데, 한국에서 휴대용 접이식 전기포트를 한국에서 사 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끓라 못 잃어